저거 도저히 가져올 수가 없는데요?

삼겹살을 먹었다.

= 기름을 먹었다.

 

기름은 우리몸에서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왜냐? 에너지가 많아서

그래서 야.. 인제 나도 에너지 flex라는 게 뭔지 경험해 보자.

막 쓰면서 살아보자.

그럴려고 하는데,

 

누가 달려와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죠.

 

"저기 형, 너무 김칫국부터 드시지 마시고요.

저거 도저히 가져올 수가 없어요."

 

"그래? 왜? 뭐가 문제야?"

 

"이게 3줄짜리로 되어 있어가지고, 3줄짜리는 너무 커서 어떻게 들여올 수가 없는데요?"

Triglyceride

 

"그래? 그러면 좀 구멍을 크게 뚫어가지고,

그쪽으로 들여오면 되잖아.."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 균도 들어오고, 여기 소화액도 들어오고 해가지고, 망할 것 같은데요? 죽고 싶으세요?"

 

"알았어.. 그러면 내가 가위를 하나 만들어줄테니까, 이걸로 싹뚝 잘라봐"

그리고 췌장한테 시켜서 가위를 만들어가지고 갖다줍니다.

이게 pancreatic lipase

 

"형, 미안한데, 이거 가위 있어도 안되겠는데?"

 

"왜.. 가위가 잘 안들어? 이거 내가 직접 췌장한테 부탁해가지고 수제로 만든 고급가윈데.."

 

"아니. 가위는 잘 들어"

 

"그럼 뭐가 문제야?"

 

"그게.. 쟤네들이 너무 뭉쳐있어가지고, 도저히 안으로 들어가서 가위질을 할수가 없네."

 

"그럼.. 밖에서 차근차근 하면 안될까?"

 

"형, 그렇게 해서 어느세월에 다 해? 그렇게 하면 10%도 못 먹을 껄? 형 에너지 flex하고 싶대매..

그러지 말고, 비누비슷한 거 만들어가지고 쟤네들 좀 흩어줘봐. 그러면 내가 가위로 싹둑싹둑 자를 테니까?"

 

"알았어. 그러면 내가 한번 열심히 만들어볼께. 여기서 나는 간입니다. 이걸 얘기 안했네. 참나..

그리고서 열심히 재료를 모아가지고 담즙을 만듭니다.

담즙산, 물, 전해질, 콜레스테롤, 빌리루빈, 빌리벌딘, 인지질 이렇게 모아가지고

대충 버무리니까 비누 비슷한 기능을 하게 되었어."

 

실제로 써보니까 너무 좋은거야.

 

이쯤에서 교과서 문장 한번 읽어보자

[큰 지방입자는 소장에서 유화과정을 통해 크기가 작은 지방으로 분해된다.

유화과정을 거치면서 각 지방입자의 직경이 1um이하로 작아지게 되면 지방의 총 표면적은 원래보다 약 1000배 정도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이게 계속 나가면 아깝잖아.

그래서 간이 이렇게 얘기하는거지.

 

"야. 내가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 줬으니까,

약속 하나만 하자.

나도 이걸 계속 만드는 거 힘들거든.

그래서 무한정 만들수가 없어

만약에 이런 덩어리가 들어오잖아? 그러면 니가 신호를 줘.

그러면 내가 얘를 저장을 좀 해놨다가 바로 쏴줄께

그리고 다 쓰고 나면 다시 좀 갖다줘라"

 

그래서 신호를 주는게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

이고 저장해 놓는 곳이 쓸개(담낭)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흩어놓은 다음에 대장으로 나가기 직전, 회장 말단에서

95~98%가 흡수됩니다.

 

자 그래서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는데,

또 와서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형 또 문제가 생겼어"

 

"너 정말 너무한다.. 자꾸 그러면 형 이제 화낸다."

 

"이게 나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였는데,

다 잘 잘랐잖아.

근데 이렇게 헐벗고 있는 애들은 안 들여보내주겠대.

걔네들도 세포막이라는 게 있고, 자기네들 입장이 있어서 쉽게 안된다네?

최소한이라도 좀 예쁘게 포장을 좀 해서 오라 그러네..

그래서 포장좀 하게 포장지좀 줘봐봐.."

 

"야 너 진짜 너무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도와줬으면

그정도는 니가 좀 알아서 해야되는거 아니냐?

대충 쓰레기 모아다가 니가 만들어!!"

 

하 어떻게 하지?

그러고서 보니까 어?

담즙산이 괜찮네..

이 담즙산은 자세히 보니까 결합담즙산이거든

bile acid - taurine, bile acid - glycine 이렇게 결합이 되어있거든

생각해 보니까 이런 결합담즙산을 이래저래 모으면 작은 포장지 비슷한 걸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만든데 미포(micelle)입니다.

여기에다가 자른 monoglyceride, fatty acid, 콜레스테롤, 지용성 비타민 싹 다 포장할 수가 있는거야.

그래서 포장해서 갖다 줬더니

소장세포(enterocyte)의 brush border에서 냉큼 집어삼켜주더라.

 

여기까지가 오늘 이야기의 끝인데,

조금 아쉬우니까 좀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덧> 이렇게 일단 흡수가 되면,

세포내에서 다시 결합해허 triglyceride로 돌아가.

그러니까 아까 가위로 자른건 순전히 이 세포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서 자른 거야.

다시 합쳐져서 이번에는 좀 제대로 포장을 해

chylomicron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이 triglyceride도 있고, 단백질도 있고, 인지질도 있고, 콜레스테롤도 있고,

이렇게 잘 싸서 혈액 안으로 녹아드는 거지

 

덧> 이 담즙산이라는 게 만드는게 은근히 까다롭기 때문에, 역할을 다하고 95~98%가 회장(ileum) 말단부에서 재흡수되고, 문맥을 통해 간으로 돌아간다. --> 아까 이야기 했죠.

그래서 이 부분을 절제한 경우는 어떨지 생각해보자.

담즙이 회수가 안되므로 분비성 설사가 일어난다. 담즙산 자체가 설사를 유발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

그리고 회장을 1m이상 절제를 하면 담즙산의 회수부족을 간이 보상할 수가 없다. 계속 만들어낼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담즙이 부족해지고 지방이 그냥 변으로 밖으로 나간다. 이러면 설사도 심해지고 변에 냄새도 지독하다. 이런 경우는 저지방식이를 해야 한다.

 

덧> 담즙의 핵심성분인 담즙산(bile acid)은 콜레스테롤로부터 만들어진다.

콜레스테롤의 중요한 쓰임새 중 하나.

빌리루빈은 적혈구로부터 만들어진다. 적혈구가 한 3-4개월 일하고 나면 더 일을 못해서 그걸 분해해가지고 만든 게 빌리루빈이다. 일종의 노폐물인데, 담즙 나가는 김에 쓰레기좀 같이 가지고 나가라.. 그래서 빌리루빈을 같이 데리고 나갑니다.

근데 이 빌리루빈이 색소거든요. 그래서 우리 대변색이 노란색~갈색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참조>

1. Guyton생리학, 지방의 소화

2. https://m.blog.naver.com/molaid/221769493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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