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xpansion pulmonary edema는 실재하는 병인가?

병의 "실재"는 보통 잘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병이란 건 사람들이 계속 조사를 하다가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도 예전에 혈압이라는 걸 몰랐을 때는 아예 없는 병이었는데

혈압을 잴 수 있게 되면서 그냥 높은 혈압 상태 였다가

그게 나중에 outcome이 안좋다는게 알려지면서 병이 된 겁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병을 만들어왔는데,

그러다보니 좀 과도하게 병을 만드는 사례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오늘은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딱 맞는 거는 아니지만 이런 병이 있습니다.

늑막삼출이라고,

각종 이유로 폐를 싸고 있는 막에 물이 차는 겁니다.

물이 차면 물을 뽑아야 겠죠. (thoracentesis라고 합니다)

검사도 하고, 또 물차있으면 숨이 찰 테니까..

근데 물을 뽑는 거를 너무 빨리, 많이 뽑으면 안됩니다.

난리납니다.

 

 

"thora딱 해놓고, 간호사한테 1L 나오면 잠궈주세요. 했는데..

 

간호사가 뛰어와서 'ㅠㅠ. 선생임 라인을 안잠궈서 3L 나왔는데 어떻게 해요..."

 

어이쿠 이거 큰일났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너무 빨리 뽑으면, 폐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제기능을 못하게 된다는 겁니다.

(근데 기전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surfactant dysfunction -- 바세린같은게 발라져 있는데 펴지니까 부족해진다.

펴지다가 vascular permeability가 증가해서 물이 밖으로 새어나와서 폐가 붓는다.

피가 안오다가 갑자기 들어와서 reperfusion injury가 생긴다)

 

--> 근데 제가 생각했을 때는 어느 하나도 논리적인 게 별로 없다.

1) 상식적으로 물이 차 있으면 폐가 쪼그라들어있으면, 그 쪼그라들어있는게 더 문제 아닌가?

2) 물을 빼준다고 폐가 갑자기 펴지나? --> 주사기로 잡아 뽑으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압력으로 물이 빠지는 거잖아. 폐가 펴지려고 하는 자연스러운 힘이 있고 그 힘으로 펴지는 거라서 갑자기 확 펴지는 그런 상황은 아닐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도 문헌을 찾아보면 애매하게 되어 있다.

 

RPE appears to be related to the rapidity of lung reexpansion and to the severity and duration of lung collapse. 

--> appears to be 이런거는 자신없을 때 쓰는 표현

 

However, a study examining development of reexpansion pulmonary edema following thoracentesis found that it was independent of the volume of fluid removed and pleural pressures, and recommended that even large pleural effusions be drained completely as long as chest pain or end-expiratory pleural pressure less than -20 cm H2O does not develop

--> 조심스럽게 뽑으면 쭉 다 뽑아도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이야기

 

그런데, 인제 이게 아예 없냐? 라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하니까 애매한거죠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같아요

2003년도 쯤에 이런 case를 쭉 조사해서 나온 자료를 보면

mortality가 20% 어마어마하잖아.

그래서 절대로 많이 빼면 안된다 이런 인식이 퍼진거죠.

근데 아마도 이런일이 많았겠지.

많이 빼지 않는게 잘 control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

그래서 선생님 3L나왔어요.. 이런 일이 많이 있었겠죠.

그러면 mortality가 어느정도 나와야 되잖아. 20%나 되니까.

근데 실제로는 극소수였어.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아, 이건 이상하다. 하고 다시 조사를 한거죠.

그러니까 실제로는 아주 rare하게 일어나는 일이고 mortality도 생각보다 높지는 않더라. 5%미만.

그러니까 설사 이런일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산소 투여하고 좀 보면 대다수의 경우는 별 문제없이 회복이 되더라 (self-limited).

잘 관리되면 그조차도 안 일어나는 것 같다.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마 아직도 이렇게 하고 있을 거예요.

왜냐면 괜히 쭉 뽑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의사들도 blame당하고 문제가 생기니까, 안전하게 가자.. 하는 거죠.

의사들 중에는 극단적인 안전주의자가 굉장히 많습니다.

 

누군가가 그거 아니다. 그럴 필요 없다! 해야되는데, 

그럴려면 risk를 어느정도 감수를 해야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병이 자꾸만 늘어가면, 결국 그건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하니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서,

어떤 형태로든 해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