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앞에 서있습니다. 아직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오신 환자분은.

60/M

정형외과 수술하러 오신 분

지방종이 있어서 제거 수술하러 오셨는데,

 

수술 전에 이런저런 검사를 하잖아요?

봤더니

 

혈압 200/120

BUN/Cr 56/3.0 (eGFR 25)

소변에서 protein 2+

K = 6.0

 

제가 깜짝 놀라서..

Q) 환자분 괜찮으세요?

 

A) 괜찮다.

아무 문제 없다.

 

Q) 혈압 높다는 이야기 못 들으셨어요?

 

A) 듣긴 했는데, 치료 안했다. 나는 서양의학 치료를 믿지 않는다.

내가 불편한게 없는데 왜 치료하냐?

 

Q) 그건 그렇고, 콩팥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으신데 알고 계세요?

 

A) 아니. 금시초문인데?

 

Q) 소변은 잘 보세요?

 

A) 소변이 좀 줄긴 했지..

   그래도 아무 문제 없어.

   잔말말고 나 수술만 해줘

   이거 수술하는데 귀찮게 왜이래

 

그래서 이렇게 설명드렸습니다.

 

아니, 환자분

지금 혈압이 200/120이예요.

이거는 이 혈압만으로도 뇌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혈압이예요.

쉽게 말해 풍이 올 수 있다는 겁니다.

빨리 떨어뜨려야 됩니다.

 

그리고 콩팥기능도 많이 떨어졌어요.

아마 고혈압 관리 안하셔서 이렇게 된 것 같기는 한데,

콩팥이 하는 일이 뭡니까? 노폐물을 배출하는거잖아요.

우리 몸의 쓰레기를 배출을 못하니 지금 몸에 쓰레기가 많이 쌓였어요.

거기다가 전해질도 못 나가서

지금 칼륨 수치도 높습니다.

6.0

--> 이게 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요.

더 정확하게 이런저런 검사를 해야겠지만,

환자분의 경우는 투석을 해야 될 수도 있어요.

 

이런 상황들이 정리가 되지 않은 채로

무작정 수술할 수는 없습니다.

응급수술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지방종 수술은 급한 것도 아니잖아요?

 

절벽 앞에 서있는데,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고 괜찮은거야?

뒤로 물러서세요.. 해야 할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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